EDITOR’S letter
"과정을 안다는 것의 소중함"
장을 보러 마트에 갈 때마다 ‘와~, 이런 음식도 가공해서 판매하는 구나!’하며 놀라곤 합니다.
라면, 햄버거, 피자 등으로 대표되던 인스턴트 음식의 종류는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긴 시간을 기다려 이른바 진국을 음미하며 먹었던 곰탕까지.
아마도 그 곰탕이 포장 판매되기까지 그 누군가는 긴 기다림의 노력을 기울였겠지요.
사실, 과정에 대한 시간 투자나 노력 없이 결과물을 바로바로 구할 수 있는 것은 음식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보가 빨라지고, 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쉬워지고…,
바로 내 손안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니까요.
“왜”라는 근본적 이유는 상관없고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결과를 말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워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트 매장에 진열된 수많은 종류의 인스턴트 음식을 보면서 저는 살짝 두려움이 생깁니다.
편리함, 그리고 어쩌면 직접 해 먹는 것 보다 가격 면에서도 저렴할 수 있는 경제성.
이 좋은 것을 누가 외면할 수 있을까?
혼밥은 단지 요즘 젊은이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혼을 해도 맞벌이를 하다보면 혼밥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나이가 들다보면 언젠가는
혼밥을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상황에서는 직접 해먹는 것보다는 요리되어 있는
인스턴트 음식을 사먹는 것이 여러 면에서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어느 순간 요리 자체를 잊어버리게 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입니다.
요즘에도 순간순간 뭘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주춤하곤 하는데요.
과정을 모른다는 것은 결과를 모르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다.과정 속에는 다양한 응용의 기법도
담겨 있고, 경우의 수에 대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무수한 답이 숨어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기사 한 꼭지를 쓰기 위해 이른바 취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대부분 보도 자료에 의존합니다.
너무 편합니다, 보도 자료에 있는 사실 이외는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게 자료이니까요.
얼마 전부터 가짜뉴스가 크게 문제되었습니다.
가짜뉴스는 언제든 문제가 될 것입니다. ‘가짜’니까요.
그리고 사람들이 가짜에 휘둘리는 것은 ‘과정’을 버리고 ‘결과’만을 따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안다면 ‘가짜’ 결론에 머리를 갸웃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빠르고 정확하다고 말하는 많은 것들 앞에 결과가 아닌,
과정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ditor in Chief 임 미 숙
[더웨딩 매거진 7·8월호 / 2017 NO.67]을 마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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