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마음은 늘 함께 하길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라는 수칙이 점차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제한적인 업무에 한해서 시행되었던 재택근무가 광범위하게 실시되었고,
온라인 개학, 온라인 수업이 기존의 학업 시스템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영화 제목 같은 ‘서로 멀어져야 산다’는 말이 생활의 진리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정의한 이 말은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다른 사람과 서로 의지하고 교류하며 사는 존재라는 말입니다.
서로의 유대 속에서 사람은 정서적, 심리적인 안정과 만족 그리고 행복할 수 있다는 말일 것입니다.
‘몸은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지만,
예로부터 내려온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 또한 오랜 경험을 통해
수긍하는 명언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서로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면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옅어지고 인간관계의 오랜 끈들이 시들어지지는 않을까 염려도 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가족 간의 유대는 더 견고해졌다고도 합니다.
이른 퇴근, 혹은 재택근무 그리고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다보니 서로 같이할 시간이 길어진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상황이 부부싸움을 잦게 하고, 이혼율을 높이는 사회적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고도 합니다.
가까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서로에게 간섭할 거리들이 많아지고, 챙겨줘야 할 번거로움이 있고,
다른 점이 더 많이 보이게 되면서 트러블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누구나 다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는 가까이 할 시간이 많아지니까 좋다고 하고, 누구는 가까이 있으니까 귀찮다고 하고.
흔히 말하는 ‘적당히’가 가장 좋은 답이 될까요?
흔히들 가장 문난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며 사용하지만 사실 ‘적당히’라는 말처럼 애매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관심도 적당히, 사랑도 적당히, 일도 적당히, 나열하고 보니까 ‘적당히’ 만큼 무책임한 말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신이 나오고 나면 우리의 일상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몸은 멀어져도 마음은 관심을 놓지 말고, 몸이 가까이 있을 때 더 살가운 말로
서로에게 힘을 북돋아주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ditor in Chief 임 미 숙
(2020년7·8월호 by 더 웨딩매거진) 편집장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