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밝은 컬러가 주는 즐거움
바깥 공기는 차갑고,
메마른 나뭇가지만 앙상한,
조금은 칙칙한 주변.
아직, 봄을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창가에 비치는 햇빛의 색감과 느낌이
분명 봄기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3/4월호를 마감하는 즈음,
<더웨딩> 잡지에도 봄이 물씬 피어올라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누가 말한 것도 아닌데,
기자들 각자가 완성한 꼭지들은
한결같이 화사함을 담고 있습니다.
아마도, ‘3/4월호’라는 시즌 감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감이 끝나갈 무렵,
교정지를 보는 것도 힘겨울 정도로
우리들은 거의 대부분 피로에
지쳐 있습니다.
그런데, 화사한 화보를 보게 되면
이내 얼굴도 밝아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환하게 빛나는 옐로,
사랑스러운 핑크,
싱그러운 그린 등 밝은 컬러가
주는 영향력이 참 크다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하긴, 컬러가 식욕에 미치는 영향,
인테리어에 미치는 영향 등
색상에 대한 연구는 아주 많습니다.
사실, 우리의 일상 속에 색상은
아주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도 합니다.
신호등이 그렇고 위험물에 대한 표시나
도로의 노란색줄 등등.
어떤 사람들은 컬러테라피를 통해
나에게 맞은 컬러를 적용하여
메이크업, 패션 및 집안 인테리어에
응용하기도 합니다.
연구라는 전문성을 떠나서,
아름다운 색상의 어우러짐은
보는 이에게도
기분 좋은 느낌을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중해하면 떠올리는
‘푸른 지붕의 하얀 집’은
그 청량감으로 인해
더 강한 흡인력으로 사람들에게
‘지중해에 대한 로망’을 선사합니다.
동유럽의 오렌지색 지붕,
비비드한 컬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어느 작은 마을이 여행가이드 책에
인쇄되어 있는 것도,
색상이 주는 강렬함과 그 색상에
끌리는 사람의 심리를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겨울 거리를 떠올려봅니다.
외투의 경우 대부분
검정, 회색, 네이비 등
무채색 계열이 많았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타는
자동차 색상도 흰색,
검정색, 회색 순이라고 합니다.
관리상의 문제, 나만 튀기 싫어서 등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그리고 혹시 우리 안에
‘튀지 말고 남들과 묻혀 사는 것이 좋다’
는 사회적 피해심리가
잠재되어 있기 때문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년 비슷했을 텐데,
유독 이번 3/4월호를 마감하면서
밝은 컬러에 이렇게 기분 좋은 느낌을
받는 것일까?
나이가 들면 밝은 색을 좋아한다던데,
나이 탓일까…?
Editor in Chief 임 미 숙
(2019년3·4월호 by 노블메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