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따뜻한 밥 한 그릇
언제부턴가 ‘집밥 같은~’이라는
수식어를 참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외식 좀 하자~!,
맨날 집에서만 먹어~?”
볼멘소리로 투정했던 시간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데 ….
이런 투정은 비단 저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주말이면, 아니,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외식을 해야
되는 것 아니야!’라는 분위기가
사회전반에 깔리듯 퍼졌던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마도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주 외식을 하며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엄마표 밥, 집밥은 늘 먹는,
그래서 ‘별미가 필요해!’라고
탈 집밥을 외치며 무척이나
그리워했던 외식.
그때는 아마도 그만큼
늘 엄마가 옆에 있었고,
삼시세끼 엄마가 밥을
해주었던 그런 시간이었던
것이지요.
인스턴트 음식을 넘어,
지금은 없는 것 없이
다 나오는 즉석조리 음식의
홍수 시대.
일상이 바쁜 직장인뿐만 아니라,
혼밥을 해야 하는 싱글,
그리고 전업주부들까지도
간편하고 맛있어서 애용한다고
합니다.
손이 많이 가고 더딘,
이른바 슬로우 푸드로
구성되었던 엄마표 밥은
그래서 만나기가 쉽지 않게
되어 버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나봅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늘 그리움을
마음 한 켠에 간직하고 살기에
지나간 것, 뭔가 정감이 가는
것에 대한 애틋함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고 나오곤 합니다.
아무리 맛있게 먹어도
허기지고 그리워지는 것,
그것은 집밥이 아닌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이 담긴
‘따뜻한 밥 그릇’.
디지털의 편리함과 스피드에
익숙해지고, 더 혁신적이고
더 빠른 무엇을 끊임없이
추구하면서도 투박한 손길로
더디게 만들어내는 옛 것이
그리워서 찾게 되는 것도,
‘사람의 손길’이 담긴 따스함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겁니다.
겨울, 따뜻함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히 사무치는 시간.
정과 사랑이 담긴
‘따뜻한 밥 한 그릇’ 나누는
작은 여유를 가져봐야겠습니다.
Editor in Chief 임 미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