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생각의 편식
누구에게나 취향이 있고 선호가 있습니다.
음식에도 사람에도 영화나 소설에도.
모든 것을 다 경험해볼 수 없다면 굳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은 것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습니다.
아닌 말로, 좋아하는 것도 다 해 볼 수 없는 짧은 인생인데요.
개인주의를 이야기 할 때 흔희, 이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외국의 개인주의는 내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침해 받기 싫어하듯이, 남의 프라이버시도 존중해주는 것인데,
한국의 개인주의는 ‘다른 사람이야 불편하든 말든, ‘나만’ 좋으면 되는’, 지극히 이기주의적인 것이라고.
사람의 행동은 마음과 생각에 담겨진 것이 표현되는 거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잘못된 행동은 잘못된 생각과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지요.
당연히 한 개인의 가치관과도 직결되는 문제일테고요.
이런저런 이슈가 끊이지 않는 사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 주면 되면 될 일’이라는 단순한 잣대로 설명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담고 있는 생각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커 보이니까요.
내가 옳아서 남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객관적이라는 전후좌우 사정을 고려해본다면,
생각의 편견이 낳은 결과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무엇을 찾아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보기 이전에 판단을 부추기는 정보들이 너무나 넘쳐나는 현실입니다.
그리고 갈수록 내가 무엇을 알아보려고 하기 보다는 이미 완성된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 편의주의적 습성이
‘생각’이라는 사고의 영역에까지 스며든 것 같습니다.
크고 작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건 사회나 국가적인 것이건, 오류가 담긴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지금.
곰곰이 한해를 돌아보거나 나 자신 그리고 주변에 대해 생각해보기 좋은 사색의 계절입니다.
사람이건 사물이건 사건이건, ‘객관화’로부터 시작된 사색이 나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줄지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ditor in Chief 임 미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