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5·6월호 편집장의 글) EDITOR’S letter
"SNS에서는 누구보다 부자"
모두가 디지털로 눈길을 돌리는 요즘.
불특정 다수의 소소한 일상을 알리는 사진과 글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쑥쑥 올라옵니다.
‘맛있겠다’, ‘정말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이네’, ‘와~!, 나도 여행가고 싶다’, ‘정말 센스 있는 패션이군’ ….
잡지 콘텐츠를 올리다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습관처럼 열어보는 인스타그램,
그 속에는 정말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담겨있습니다.
사람의 심리가 그러하듯이 더 근사하고 멋진 모습들, 특이한 장소와 장면을 보여주고 싶어서 올립니다. 일상을 올린다고하면서 일상적이지 않은 내용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각 브랜드들의 광고영상까지 속속 올라오는 상황이니 손 안의 작은 세상,
스마트폰 안은 정말 사고 싶고, 먹고 싶고, 가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얼마 전에 기사를 봤습니다.
‘SNS에서는 부자, 현실은 알바’
식사를 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하고, 무엇을 감상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하고,
내 것이 아니더라도 사진 한 장 찍어서 내 것인양 인스타그램에 올려야 하는 허허로움.
한국인들의 특징 중 ‘남에게 보여주기’, 즉 과시욕이 항상 지적됩니다.
얼굴보지 않는 SNS상에서도 보여주기는 계속 되는가 봅니다.
SNS를 통해서 아주 가까운 사이인양 상대방의 일상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실제로는 거의 만나지 못하고 있는 지인이 매일 만나고 있는 사람인 것 같이 친근하기도 합니다.
허물없이 농담도 주고받는 SNS 친구를 막상 얼굴 대하고 보고 있으면 서로 할 말이 없다는,
그래서 서로 마주앉아 있으면서도 카톡을 주고받으며 킥킥거리고 웃는다는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디지털 시대, 미래를 위해 이 시대의 흐름에 빨리 스며들어야하는 것이 당연하고 현명한 일이겠지만, ‘SNS에서는 부자, 현실은 알바’라거나
‘SNS상에서는 친한데 마주보고 얘기하긴 어색해요’라는 모습들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당연히, 일부의 모습이겠지요.
만나고, 사랑의 감정을 공유하여 결혼을 결심하게 되고.
사람을 좋아하고, 서로를 공감하며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나누고.
아마도, 디지털시대를 더 풍성하게 누리며 사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ditor in Chief 임 미 숙
by 임미숙(Editor in Chief) / 노블메리지 발행인